
리뷰마담 리담이 들려주는 동지팥죽 이야기
동지란 무슨 날인가? 동지는 한해 중 어두운 밤이 가장 길며,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이와 반대가 되는 날은 ‘하지’이다.
혹시 만화 중에 ‘꼬비꼬비’라는 만화를 아는가? 도깨비가 주인공인 만화인데, 요즘 아이들에게 도깨비가 나오는 만화를 말하라고 하면 아마 ‘신비아파트’를 말할 것이고, 만화보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어른들이라면 배우 공유가 주인공인 드라마 ‘도깨비’를 떠올릴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오늘의 동지팥죽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팥이 부정한 기운과 귀신을 쫓는다는 이야기를 들어 봤을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꼬비꼬비의 경우 내용 중에 도깨비가 팥죽을 먹거나 닿으면 힘을 못쓰고 사라지는 내용이 있다. 그래서 밤이 긴 동짓날 부정한 기운이나 도깨비, 귀신들이 사람들에게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하고 몸을 보호하기 위해 동짓날이 팥죽을 먹은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런 팥죽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적 부터 팥죽은 맛있다 라는 인식보다 팥죽은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자리 잡아서 인데.. 아쉽게도 나는 아직까지 맛있는 팥죽을 먹어본 적이 없다. (혹시 팥죽맛집을 알고 있다면 댓글로 공유 부탁드립니다.)
이런 나처럼 어린아이들 중에 동짓날 팥죽을 왜 먹어야 하며 팥죽이나 팥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아이가 있다면, 나는 백희나 작가의 ‘팥죽 할멈과 호랑이’라는 동화책을 추천 해주고 싶다. 백희나 작가님의 ‘구름빵’은 대부분의 부모와 어린이들이 읽었을 것이다.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상황을 표현하는 요소나 화면 구성이 알차서 어른인 내가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잘 만든 책이다. 이번 ‘팥죽 할멈과 호랑이’의 내용은 우리가 잘 아는 전래동화의 내용이지만 백희나 작가님의 손을 통해 좀더 생동감있고 몰입감있게 표현되어 있다. 집콕해야하는 요즘 아이와 무얼 할지 고민이라면, 동짓날 아이와 함께 책을 다 읽고 나서, 찹쌀로 새알을 만들면서 촉감놀이도 하고 동화도 읽고 자신이 만든 새알이 들어간 팥죽을 먹으면 동짓날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동짓날 먹는 양갱과 보늬밤의 만남은 어두운 밤하늘에 뜬 보름달
팥죽을 안 좋아하는 어른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팥으로 만든 다른 음식을 소개 하려고 한다. 바로 양갱! 내가 양갱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는데, 바로 영화 설국열차 때문이다. 설국열차가 개봉했을 당시 미리보고 온 친구가 내게 ‘설국열차는 양갱을 먹으면서 보면 재미있어!’라는 말을 했었고 그 전까지 양갱이를 먹지 않았던 나는 팝콘이 아닌 양갱을 먹으며 설국열차를 보면 무언가 특별한 느낌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양갱을 먹으며 영화를 봤고 왜 양갱을 먹으며 보라고 했는지를 알게 되어 놀랐지만 더 놀란 것은 양갱이의 맛이다! 내가 이전까지 생각했던 양갱의 맛은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간식 정도였다. 뭔가 어른의 맛이고 나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설국열차를 보며 양갱을 먹었던 그날, 나는 양갱의 맛을 알아버렸다. 너무 맛있었다. 그래서 동지인 오늘도 팥죽대신 양갱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양갱만 먹기엔 좀 아쉬워서 올 가을에 수확한 밤으로 만든 보늬밤도 함께 먹었다. 이 조합을 보면서 나는 어두운 밤하늘에 뜬 보름달과 같다고 생각했다. 양갱은 어두운 밤이고 보늬밤은 달인데 보늬밤은 껍질까지 먹는 거라서 속이 보이진 않지만, 한입 깨물면 나오는 속살이 보름달 같았다. 밤이 긴 동지에 달님이 나를 지켜주는 동화같은 이야기를 상상해보며 먹었다. 좀더 보름달 같이 보이려면 맛밤을 사용하면 좋다.

재료: 1인분 기준 양갱 반개/ 보늬밤 또는 맛밤1알/ 예쁜그릇/ 녹차
재료도 간단하고 마트에가면 어디서든 구할 수 있다. 심지어 편의점에서도 판다. 집에있는 예쁜 그릇에 양갱을 썰어 놓고, 그 위에 보늬밤이나 맛밤을 올리면 끝! 여기에 어울리는 음료로 녹차를 추천한다. 보통 집에 둥굴래차나 녹차 정도는 있을 것이다. 없다면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패트병에 파는 녹차를 사는 것도 괜찮다. 나는 집에 선물 받았던 오설록 녹차가 있어서 마셨는데, 녹차의 맛과 향이 단맛을 중화 시키면서 좀더 고급스러운 디저트를 먹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만약 녹차가 싫다면 약간 떫은 맛이 나는 차 종류로 즐기면 잘 어울린다. 식사 후에 후식으로 먹거나 간식으로 먹어도 맛있다. 누군가와 같이 먹고 있다면 내가 이야기해준 동짓날 팥죽을 왜 먹는지와, 팥죽 할멈과 호랑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도 좋을것이다. 아니면 드라마 도깨비에서 동짓날 팥죽을 먹으면 어떠했을지 상상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추억이 될 것이다.
날이 추우니 팥으로 찜질 주머니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팥의 효능 중엔 부기를 빼주고 혈압 상승을 억제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나의 엄마는 나를 위해 국산팥을 구매하셔서 집에 남는 천으로 팥주머니를 만들어 주셨다.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만, 국산 팥으로 정성스럽게 만드셔서 엄마의 마음이 느껴져서 사용할 때마다 엄마의 손길이 느껴지는 듯하다.
사용방법은 아주 간단한데 전자레인지에 1분돌리고 뒤집어서 다시 30초 돌리면 끝! 이제 뜨끈하게 데워진 팥을 뭉친 어깨나 생리통이 있는 아랫배, 또는 피로한 눈등의 부위에 올려주면 되는데, 겉에 수건이나 천을 감싸면 더 오래 따뜻한을 유지할 수 있다. 어느정도 효과가 있는 듯한데 이것이 엄마의 사랑 때문인지 팥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어렵지 않으니 한번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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