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송일기] 애교쟁이 첫째
2021년 12월 21일 흐림

우리집 첫째는 궁디팡팡을 좋아하는 애교쟁이다.
궁디팡팡 안좋아하는 고양이는 없다? 그렇지 않다. 둘째는 궁디팡팡을 하는 것을 자신을 위협하는 불쾌한 행동으로 알고 있는지 싫어한다. 반면 첫째는 약 1년 전부터 궁디팡팡의 맛을 알아서 틈만나면 엉덩이를 들이민다. 내가 첫째를 처음 만난건 집사1의 집에서다. 첫째의 첫 주인은 우리가 아니다. 첫째인 코코는 그 당시 군입대를 압둔 20대 청년의 집에서 길러지고 있었다. 입대를 압둔 청년은 코코에게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려고 카페에 글을 올렸고 집사1은 그때 코코를 보고 반해서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코코는 그 당시 깨발랄했던 7개월로 곧 자신의 땅콩과의 이별도 앞두고 있었다. 그런 코코를 데려온지 얼마 안된 어느날, 나도 코코를 만났다. 물론 우리의 첫인상은 매우.. 강렬했달까? 당시에 고알못(고양이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던 나는 코코의 얼굴을 보려고 가까이 다가갔고 그런 내가 부담스러운 코코는 화장실에 들어가 버렸다. 혹시나 해서 화장실 안쪽을 보다가 나랑 눈이 마주친 코코는 내 얼굴에 욕을.. 하앍질을 했고 우린 그렇게 대면대면했다. 그러다 조금씩 얼굴을 익히는 횟수가 늘어가고 함께하는 시간이 늘자 자연스럽게 애교쟁이인 코코의 모습도 많이 보게 되었다. 지금은 나의 마성에 손길에 이끌려 궁디팡팡없이는 하루도 못살고, 내 터치에 골골 거리는 5살이 되었지만 마음 한켠에는 첫주인을 기억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고양이가 3년동안 한번도 자신의 집사 얼굴을 못보면 3년 후 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그래서 코코는 지금은 잊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마 그때 그 청년은 코코를 기억하며 잘 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코코의 하루일과는 심플하다. 아침에 내가 일어날때 까지 안일어난다. 뽀송이는 새벽형이라서 아침에 일찍일어나는 반면 코코는 집사가 일어날 때 까지 안일어난다. 그러다 집사가 일어나서 커튼을 촥~! 열면 거실 쇼파에서 부스스 일어난다. 일어나서 가장먼저 하는 일은 집사에게 궁디팡팡을 해달라고 울기. 궁디팡팡을 받고나면 내가 씻고 나올때까지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다가 주방 밥솥옆자리에 앉아서 내가 청소기를 미는 모습을 구경한다. 청소가 끝난 것 같으면 바로 내 앞에 다가와 당당하게 요구한다. ‘간식 내놔라’ 라고 울면 간식을 대령한다. 간식먹고나면 12월인 요즘은 햇볕좋은 자리에서 식빵굽거나 그루밍을 하다가 다시 쇼파 위 푹신한 이불에서 잠을 잔다. 그러다 동생이 부시럭거리거나 집사가 부시럭거리면 여기저기 참견하고 다니다가 다시 잠들고, 놀고, 먹고 그러다 퇴근한 집사1에게 궁디팡팡과 간식을 내놓으라고 한뒤 여기저기 참견하다가 집사들이 잠이들면 코코도 자기 자리에서 잠을 청한다.

가끔 코코가 바깥을 하염없이 보고있으면 나도 창밖이 궁금해서 다가가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는 말소리, 움직임, 아이들이 달려가는 모습, 새들의 지저귐, 바람을 타고 느껴지는 다양한 냄새, 바삐움직이는 자동차들의 모습등 다양한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집사들은 이런 고양이의 모습을 보면 ‘혹시 나가고 싶은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건 착각이다. 이건 마치 비가 부슬부슬오는날 카페 안에서 맛있는 커피와 달콤한 케이크를 먹으며 그 비오는 풍경을 유창으로 바라보다가 ‘아~ 비오니까 운치있고 좋다’ 와 같은 느낌인것. 그 빗속을 걸으며 옷이 젖고 머리가 축축해지며 그 습한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지 않듯이! 그저 바라보는 것이 좋은 것이다. 그래서 12월인 요즘도 집안의 모든 창문을 환기 시킬때 빼고도 날이 좋으면 열어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냥 유리창을 보는 것보다 바람을 느끼고 냄새와 소리를 느끼고 싶어하는 모습이 더 행복해 보이기 때문이다. 둘째인 뽀송이는 털도 빵빵해서 그런지 추워도 창문틀에 가서 꼭 구경한다. 이런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잠시 잠깐의 추위는 참을 수 있다. 이래서 고양이들과 함께 살면 창문과 볕이 많이 중요한것 같다. 코코는 햇볕을 자주 봐서 그런지 요즘은 피부질환도 나아졌다.

집사1에게는 소원이있다. 코코 & 뽀송이와 함께 오래오래 건강하게 21세까지 함께 하는것. 고양이 나이로 21세면 사람나이로 100세인데 아이들이 건강하게 오래 우리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그건 나의 소망이기도 한데 그래서 지금 이 블로그에 기록을 남겨두려고 한다. 함께하는 모든 날이 아름답고 찬란하게 기억되도록 집사1과 내가 노력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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